성공 확률 높은 부부 방문상담자
성공 확률 높은 부부 방문상담자
7월28일 부동산투자연구소를 개설한 이후 거의 매일 상담자들이 오고 있다. 그리 유명하지도 않고, 적지 않은 상담료를 지불해야 하고, 꽤 먼 곳임에도 불원천리 찾아오는 이유는 '좋은 부동산'을 찾기 위해서다. 좋은 부동산이란 당연히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부동산을 말한다.
하지만 나는 좋은 부동산보다는 '착한 부동산'을 권한다. 착한 부동산은 돈을 많이 벌기보단 먼저 안전하고 실패가 없어야 하며, 적정한 이윤을 벌되 언제라도 팔 수 있는 환금성이 보장된 것이어야 한다. 게다가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의 브랜드 가치 높은 챔피언을 권한다. 앞으로는 모든 부동산이 다 돈이 되는 시절이 지나고, 똘똘한 부동산만 가치가 올라가는 시대가 될 것이므로 투자자도 같이 똘똘해져야 한다.
멀리서 귀한 시간 내서 온 분들이기에 나는 가급적 1시간이라는 시간제한을 사용하지 않는다. 2시간도 좋고 3시간도 본인이 원하면 기꺼이 할애하는 편이다(하지만 가급적 2시간 이내에 끝내줬으면 좋겠어요 ^^). 결론이 충분히 날 때까지 서로 의견을 말하고 조율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결론은 항상 내가 유도하는 쪽으로 난다, 아무래도 전문가가 나은 모양이다. 어떤 분은 정말 며칠 동안 공을 들여 조사한 듯 5,6군데를 세밀히 분석한 자료를 가지고 왔는데, 내가 이런 저런 이유로 제외하고 전혀 다른 것을 제시하면 당황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째 됐든 대부분의 상담자들은 결론에 만족하며 이대로 하겠다고 약속을 한다.
상담자 대부분은 매수까지 나에게 의뢰한다. 아무래도 직접 중개업소를 찾아다니며 물건을 찾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싸고 좋은 물건을 찾는 것이 전문가보다는 불리하기 때문이다. 소매상보다는 도매상이 물건을 싸게 구입하듯이 전문가들은 좋은 물건을 제값에 연결할 수 있고, 단지 내의 향과 동, 층에 대해서도 세밀한 정보를 알고 있다. 게다가 매수를 의뢰한다고 해서 더 들어가는 경비는 없고 어차피 내야 할 복비만 부담하면 되니 상담자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나는 메일이나 전화 상담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얼굴을 봐야 진솔한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방문 상담한 분들에게는 예외로 하고 있다. 그리고 매수할 때까지 무한 리필도 가능하다.
가능한 한 나와 상담한 분들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내린 결론대로 매수하기를 희망한다. 계약할 때는 가급적 같이 가서 서류작성을 도와주는데, 이때만큼 보람 있을 때가 없다. 계약 후 즐거워하는 상담자의 모습은 영화 속 장면만큼 찡하다.
그러나 계약을 할듯 말듯 고민하다가 하지 않거나 아예 소개해준 부동산에 가지 않을 때는 괜히 속상하다. 서로 시간 낭비, 정보 낭비한 것 같고, 상담자가 나를 믿지 못하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한다. 상담자 모두가 매수에 골인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타율이 높을수록 나의 기쁨도 커질 것이다.
성공 확률이 높은 상담자는 대부분 부부가 함께 온 경우이다. 지금까지 상담자의 유형을 보면 여자 혼자 온 경우, 남자 혼자 온 경우, 부부 함께 온 경우 순인데, 부부가 함께 온 경우는 거의 모두 매수로 이어졌다. 그 다음이 남자 혼자 온 경우이고, 여자 혼자 온 경우에는 매수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가장 적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다. 큰돈이 들어가는 부동산 구입인 만큼 부부 혼자 결정할 수는 없다. 당연히 부부 간에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합의를 해야 하는데, 결정권이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경제권은 여자에게 있다고 해도 부동산 구입 같은 큰돈을 쓸 때는 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여자 혼자 와서 상담한 경우 매수까지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이 반대하기 때문이다. 여자 혼자 상담하러 오는 경우에는 대부분 부동산 투자에 서툴거나 초보인 경우가 많다. 이런 분들의 남편 역시 부동산에 문외한이거나 관심이 없다. 그러니 초보 부인이 남편을 설득하려니 밤새 싸우거나 냉전 상태에 돌입하기 일쑤다.
헛상담하기 싫으면 남편을 설득해서 함께 상담받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부부가 함께 전문가의 상담을 받게 되면 나중에 둘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할 일이 필요 없게 되므로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어제 낮에는 한 달 전 상담한 젊은 부부의 계약이 있었다. 꼼꼼하고 야무진 성격이라 너무 이리저리 재서 나를 다소 힘들게는 했지만 결정하니 결행은 빨랐다. 계약 후 즐거워하는 모습이 천진난만했다.
저녁에는 병원에 근무하는 부부가 왔다. 수원에 살 집을 갈아타러 왔는데, 수원 집을 전세 주고 서울의 재건축 구역을 사라는 뜻밖의 제안에 당황했지만 부부가 철저히 따져본 뒤 수용하겠다며 돌아갔다.
그러다보니 별로 잘 나지도 않은 장소장이 남의 집 자산관리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한번 맺은 인연을 귀하게 하라 했는데, 상담했다고 해서 그냥 끝날 게 아니라, 그분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항상 도움이 될 수 있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두렵기도 하고 책임감으로 인해 부담스럽기도 하다. 이런 자극이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야겠다는 채찍이 된다.
상담으로 성공 확률 높이려면 부부가 함께 오세요. 둘이 온다고 해서 상담료를 곱빼기로 받는 게 아니니 오히려 유리하지 않겠어요? 요즘 부부 공동명의가 유행이라는데, 상담도 부부가 함께 하면 금슬도 좋아질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