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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2구역, 재건축 시작 6년여만에 ‘이주 완료’

부동산썰맨 2023. 3. 20. 05:00

고비 마다 조합 역량 집중해 위기 타개 … 내년초 착공 및 일반분양 목표

수원 영통2구역 이주개시 안내문

수원을 대표하는 재건축단지 영통2구역(매탄주공4·5단지)이 추진위 설립 후 불과 6년여만에 이주 절차를 마무리하는 기염을 토하며 착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간 수차례 커다란 위기가 있었지만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판단과 놀라운 집중력으로 난관을 헤쳐 나온 조합의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인다.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이상조)은 지난 2016년 10월 추진위를 설립하며 재건축 추진을 본격화했다. 약 1년 후인 2017년 조합설립 이후 시공사(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선정을 거쳐 2021년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작년 7월말 재건축의 8부 능선에 해당하는 관리처분인가를 통과한 영통2구역은 3개월도 되지 않아 이주를 시작했다.

작년 10월 20일부터 지난 2월 19일까지 4개월간 이주 절차를 진행한 결과 전체 2400여세대 중 미이주 가구는 불과 6세대로 99%가 넘는 거주자가 이주를 완료했다. 잔여 세대도 이 달 안으로 이주를 마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사업추진 후 불과 6년여만에 이주를 완료시킨 셈이다. 2400세대가 넘는 헤비급 덩치를 고려하면 기록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이상조 조합장은 “2400여가구에 달하는 많은 조합원들이 이주를 진행하다보니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다수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상당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잔여 세대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이해부족과 일부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지만 지속적인 이해와 설득, 그리고 공정한 법 절차를 병행해 빠른 시일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속·합리적 조합운영으로 위기돌파

통상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사업기간을 개략적으로 10년 정도로 보고 있지만 실제 10년내 사업을 완료시키는 곳을 찾아보기란 매우 어렵다. 관련 법령의 잦은 변화나 내부 갈등 등으로 인해 사업기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영통2구역의 경우 개정된 경기도 환경영향평가 조례에 의거 사업계획이 무산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조례 개정에 따른 경과규정에서 제외돼 환경영향평가 적용대상으로 몰릴 위기가 있었지만 의회를 비롯해 각계각층에 소급적용의 부당함을 호소해 결국 경과규정의 변경을 관철시켰던 것. 만일 당시 환경영향평가가 적용됐다면 정비계획부터 설계절차를 다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막대한 출혈을 감수해야했을 것이다.

작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 이후 관리처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광주 화정동 붕괴사건은 또 한번 조합을 멘붕에 빠트리기도 했다. 전 국민이 분노한 시공사를 그대로 안고 가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해당 건설사의 퇴출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던 것.

이상조 조합장은 “많은 조합원이 해당 업체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막상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컨소시엄의 경우 두 시공사를 모두 퇴출시켜야 했던 현실적 난관으로 인해 고민에 빠졌고, 위기 속에서 실리를 찾는다는 방침 아래 퇴출이라는 강수보다는 몇 가지 현실적 대안을 도출하고 합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는 입주시 네이밍에서 배제되는 한편 공구 분할 없이 주관사가 모든 시공을 책임지고 AS까지 실행키로 했다. 이어 사업자간 지분 조정을 통해 주관사의 책임 시공을 독려하고, 부주관사는 실질적인 공사 참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극적인 합의를 통해 조합은 시공사 퇴출에 따른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이고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퇴출 논란이 재평가 받는 이유는 시공사와의 갈등이 빠르게 정리된 부분이 작년 7월 29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만약 7월말 제때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했다면 금리인상 압박에 의해 이주비 및 사업비 조달을 위한 PF금융은 물론이고 이주 절차 또한 성사되기 어려웠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설계변경으로 단지가치 극대화

현재 영통2구역은 이주 절차가 이 달 안으로 완료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건축물 철거 절차도 본격 준비 중이다. 먼저 이주 완료된 동에 대해 석면조사가 진행되며,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철거 절차들이 진행된다. 철거 절차는 지난 광주 철거 사고로 인해 모든 절차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으며, 국토안전관리원의 허가 이후 수원시와 협의를 거쳐 이뤄진다.

한편 조합은 올 하반기까지 철거 절차를 완료할 계획인 가운데 설계 변경도 병행할 방침이다. 분양신청 결과 전용면적 기준 59㎡형 보다 84㎡형을 선호하는 이가 절대적으로 많은 등 중소형 보다 중대형 중심의 선호도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에 기존 설계안으로는 조합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총회 의결을 거쳐 설계변경에 나선다는 것.

조합이 밝힌 변경안(미정)에 따르면 59㎡형 및 74㎡형이 1150세대 가량 줄어들고 84㎡형을 중심으로 중대형 평형이 약800세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세대수로는 기존 4002세대에서 350여 세대가 감소된 3640여 세대로 계획됐다.

변경안을 보면 조합원 의사를 최대한 반영한 결과지만 일반분양 측면에서는 취약한 구조로 보인다. 전체 세대수가 상당히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선호하는 평형대 대부분을 조합원이 차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조합원 의견수렴과 수익성 극대화라는 다소 상반된 목표 속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밖에 영통2구역은 타 단지와의 차별성을 부여하고자 여러 아이템을 준비 중이다. 당초 설계안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웠던 스카이브리지, 인접한 효원공원과 직접 연결되는 파크브리지, 각종 커뮤니티시설이 집적된 중앙광장, 연도형 상가, 최상층 펜트하우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잠깐 인터뷰 - 영통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이상조 조합장

“성공적 재건축, 절차와 법을 지키며 신속하게”

 

관리처분인가 의의에 대해

솔직히 그 때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했다면 사업지연과 금리인상 압박으로 이주조차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7월말 인가를 통과한다고 했을 당시 시청을 비롯해 상당수 관계자들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사실 상당히 무리한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준비해준 관계자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공사비 산정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 폭등, 금융시장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둔촌주공 사례처럼 사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하며, 시공사와 조합이 상생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협의할 필요가 있다. 반영할 것은 반영하고 합리적 조율을 거쳐 설계변경에 따른 일부 사항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일반분양에 대해

공사비 상승과 더불어 분양시장이 침체돼 각 현장마다 고민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조합도 예외일 순 없고 더군다나 서울이 아닌 지방 현장으로서 분양가가 제한받기도 한다. 정부의 1.3대책 이후 시장이 조금씩 살아난다고는 하지만 고금리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아직 어려움이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 또한 분분해서 거시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방침이다.

 

반대 조합원에 대해

소위 비대위라는 반대파로 인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현장이 비일비재하다. 이와 관련 도시정비법을 개정·보완하여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합원들을 호도하거나 유언비어로 사업을 방해하는 이에 대한 처벌조항 도입이 필요하다. 이런 제도적 개선방안이 도입된다면 원활한 사업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합원 당부 사항은

그 동안 어려운 고비가 적지 않았는데 그 때마다 현명한 판단으로 사업에 동참해주신 조합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성공적인 재건축은 절차와 법을 어기지 않고 빠르게 진행할 때 비로소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유념해주시기 바란다.